어려운 입시 관문을 뚫고 자랑스러운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입학하게 된 555명의 예술사와 326명의 예술전문사 입학생 그리고 21명의 AMA 장학생 여러분, 진심으로 축하하고 환영합니다.
그리고, 오늘 입학생 여러분이 이 자리에 서기까지 오랜 시간 지극한 정성과 사랑으로 자녀들을 키워주신 학부모님께도 축하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한, 이 자리를 빛내주기 위해 함께 해주신 내․외빈 여러분들과 교수님, 교직원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우리 한국예술종합학교는 우리나라의 유일한 국립예술대학이며, 불과 설립 25년 만에 한국 뿐 아니라 아시아를 대표하는 세계적 수준의 예술대학이 되었습니다. 여러분은 이처럼 단 하나의 특별한 대학에 입학한 것입니다.
입학생 여러분! 올해 입학식의 주제는 ‘Into the Woods’입니다. 1987년 초연된 스티븐 손드하임의 뮤지컬에서 빌려온 주제입니다. 이 뮤지컬은 잠시 후 특별공연으로도 만나 보실 겁니다. 극 속의 모든 캐릭터들이 각자의 소원을 이루기 위해 숲속으로 들어가면서 시작되는데, 마치 여러분이 각자의 예술적 성취를 위해서 우리 학교에 들어온 것과 같습니다.
대학이라는 거대한 숲 속에서 여러분은 무엇을 해야 할까요? 대학은 여러분이 가진 그릇을 채우는 곳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 그릇을 키우는 곳입니다. 작은 그릇을 채워 완성하려하지 말고, 훈련과 배움과 깨달음을 통해 자신의 그릇을 더욱 더 크게 만듭시다.
보통 집을 그리라면 지붕부터 그립니다. 그러나 집은 기초부터 지어지고 지붕은 최후에 지어집니다. 기초부터 집을 그리십시오. 기본부터 실력을 차근차근 쌓아 나갑시다. 기초가 부실한 집은 무너지지만, 튼튼한 집은 그 위에 어떤 무겁고 복잡한 몸체와 지붕이라도 얹을 수 있습니다.
학창 시절은 씨를 심는 시간입니다. 꽃을 피우길 기대하지 말고 인내하며, 건강한 싹을 띄우길 노력합시다. 혹여 계절을 앞당겨 작은 꽃을 피웠더라도 만족하지 말고, 본격적인 개화의 계절이 아직 오지 않았다고 기다립시다.
우리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여러분의 예술적 그릇을 키우고, 여러 가지 가능성의 씨를 심고 열심히 가꾸며, 기초부터 튼튼한 실력을 쌓아간다면 참으로 보람된 대학 생활이 될 것입니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는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습니다. 교수님들도 그렇게 가르치고 도와주실 것입니다. 학교라는 든든한 울타리가 여러분이 마음껏 도전하도록 지켜줄 것입니다. 학교는 언제나 꿈꾸는 여러분의 편이 되어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