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디자인학회의 2016년 봄 국제학술대회를 위해 여기 오신 모든 분들을 환영합니다. 또한, 우리나라 디자인 학계를 대표하는 최고의 학회를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개최하게 되어 큰 영광입니다.
지난 20세기 인류의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분야는 바로 디자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제1 기계시대의 디자인과 미학은 생활 모든 분야의 대량생산과 소비를 발전시킨 원동력이었습니다. 디자인이야말로 산업혁명의 성과를 대중화시켜 진정한 시민사회를 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 기술에 기반한 21세기 초, 현재를 이른바 제4차 산업혁명의 시기, 제2의 기계시대라고 부릅니다. 이 변혁의 시기의 디자인은 한 세기 전과는 사뭇 다른 가치들을 필요로 합니다. 대량의 보편적 디자인에서 소규모의 창의적 디자인으로, 중심과 주변이라는 종속적 환경에서 동시 다발적인 전 지구적 환경으로, 목표와 환경이 바뀌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이번 학술대회가 ‘창업과 창직(創職)’을 주제로 삼은 것은 매우 시의 적절하게 보입니다. 대형 디자인 회사에 소속되어 매스디자인을 하던 시대가 저물어가고, 더욱 개인적이고 독창적이며 다양한 디자인을 요구하는 시대이기 때문입니다. 취업대란에 시달리는 n포세대의 희망은 시혜적인 대기업의 일자리에 있지 않습니다. 스스로 직장을 만들고 직업을 만들어 경제와 성취를 동시에 만족하는 행복한 삶을 추구해야 합니다. 이러한 이상적 모델을 개발하고 실현할 수 있는 첨단의 분야가 바로 디자인이라 생각합니다.
개교 25년의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는 세계적 수준의 많은 예술가들을 길러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예술시장의 수요는 한계에 머물러, 이 창조적인 예술가들은 스스로 일자리를 만들고 시장을 만들어야할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이런 점에서 한국디자인학회가 논의하고 제안하는 신선한 담론들이 우리 예술계에도 커다란 희망이 되리라 기대합니다.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고 이를 세상과 나누는 것이 동시대 디자이너와 예술가들의 업적이 되었습니다. 융합적 만남은 창조를 가능하게 하는 자양분입니다. 오늘의 소중한 만남과 융합이 디자인과 예술의 창조활동을 고양시키는 계기가 되고, 나아가 문화융성에 기여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