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필일
1997.07.01.
출처
선경 사내지
분류
건축역사

땅 속 깊이 파내려가 지하수면에 닿으면, 파내려간 구멍이 허물어지지 않게 보호해야했다. 때문에 굵은 돌들로 벽을 쌓아 올려 흙이 흘러내리지 않도록 하면 깨끗한 지하수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물을 길러 올릴 때 지표면의 흙이나 불순물이 우물 속으로 떨어지면만사가 헛일이다. 따라서 우물을 보호할 수 있는 우물벽을 쌓아야 했다. 우물벽은 나무나 돌을이용해 쌓고, 사각형을 기본으로 육각형 팔각형 원형으로 다양하게 만들어진다. 긴 장대석이나 통나무를 귀틀 짷듯이 쌓아올린 우물벽은 井자 모습이며 가장 보편적인 우물의 형태다. 이를 우물방틀 또는 우물귀틀이라고도 부른다.
과거에는 지하수량이 풍부해서 지하수면의 높이가 높았다. 따라서 지표면을 조금만 파고 들어가도 샘물같은 지하수를 얻을 수 있었다. 이런 우물의 깊이는 사람이 앉아서 팔로 바가지에 물을 뜰 수 있는 정도였다. 이런 우물을 ‘박우물’이라 부르고, 더 깊어서 두레박을 늘어 뜨려야만 했던 것을 ‘두레우물’이라 불렀다.
두레의 종류도 여러 가지다. 일체의 도구없이 물그릇에 끈만 단 것을 손두레, 지렛대의 원리를 이용해 긴 나무대에 두레를 단 것을 길고 또는 두레박틀, 그리고 나무 도르래를 달고 줄을 감을 수 있는 장치를 한 것을 용두레라 부렀다. 물을 구하기 어려운 지역에서는 하는 수 없이 깊은 우물을 파야했고, 그 깊이는 4-5m에 달하는 수도 있었다. 이처럼 깊은 우물에서 물을 퍼올리려면 힘도 많이들어 이처럼 정성스러운 장치가 필요했던 것이다. 독립군과 애국지사들의 한이 서려있는 중국 연변의 용정 지역에는 지하수층이 깊어서 이러한 용두레 우물이 많이 있다. 그래서 지명도 용정(용두레 우물의 약자)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