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건축을 구성하는 요소 가운데 가장 주요한 부분은 바로 지붕이며, 특히 삼차원적 곡선을 그리며 날아갈듯한 지붕을 덮고있는 기와들이다. 기와는 지붕의 빗물을 막기위한 마감재료로 개발되어, 일찍이 삼국시대부터 쓰여왔다. 또 건축부재 가운데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하기 때문에, 어느 건물터를 발굴하든지 많은 파편들이 출토된다. 따라서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모든 시대를 통틀어 남아있는 건축재료이기도 하다. 시대별로 크기와 형태의 차이는 있지만 그 기능과 종류는 크게 바뀌지 않았다. 기와의 종류로는 암키와와 수키와를 들 수 있다.
암키와는 아래로 움푹들어간 모양으로 기와지붕의 골을 형성하는 것이고, 수키와는 위로 볼록하여 기와지붕의 줄을 형성한다. 암키와는 1/4원의 단면을 가지며, 빗물이 흐르는 골에 쓰여지기 때문에 특별히 방수처리에 신경써야 했다. 암키와의 길이는 대개 40cm정도인데 실제 지붕에서 보이는 길이는 15cm정도에 불과하다. 빗물이 기와들 사이의 틈을 타고 올라가 누수되는 모세관 현상을 막기 위해, 보통 암키와는 3겹으로 쌓이기 때문이다.
수키와는 1/2원 단면으로 한쪽 마구리에 얇은 촉이 있어서 위단의 기와 마구리에 끼워 넣는다. 수키와는 암키와와 암키와 사이의 틈을 덮어 방수하는 역할을 주로 하지만, 지붕의 가장 높은 선인 용마루나 내림마루 부분의 가장 위를 마감하는 치장재로 쓰이기도 한다.
기와지붕의 처마 끝은 한쪽 마구리에 면을 가진 막새기와를 쓴다. 암키와 골 끝은 암막새로, 수키와 줄 끝에는 숫막새로 마감한다. 막새 면에는 각종 문양이나 글자, 그림들을 새겨 넣어 화려하게 장식한다.
기와의 무게는 예상외로 무겁다. 따라서 가벼운 짚 따위를 올리는 초가집과는 달리, 기와집은 보나 기둥을 두껍고 튼튼한 재료로 써야한다. 부재들의 짜맞춤도 매우 견고하게 하지 않으면 지붕의 무게를 견디기 어렵다. 따라서 기와집을 짓는데는 고급의 기술과 막대한 비용이 들게된다. 살림집 가운데 기와집이 있으면, 그집은 틀림없이 부자집이었다고 생각하면 된다.